문득 이 잡지에 나왔던 화보랑 인터뷰가 궁금해서..
[유인영, 여배우의 초상]
언제나 철없는 여배우일 줄만 알았다. 사실 기존 작품에서 그렇게 보인 면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변했다. 최근 눈길을 끈 작품들에서 그녀는 작은 역할이지만 큰 변화를 보여주었다. 대체 어찌 된 연유인지 물어보기 위해 유인영을 만났다
<기황후>, <별에서 온 그대> 작은 역할이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 반응이 좋다.
일단 기분이 좋다. 사실 내가 주연한 작품들보다 시청률이 더 높다. 그래서인지 많이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
이전 주연작들에 비해 단역이 더 영향력 있었다. 어쩌면 씁쓸할지도 모른다.
내가 한 건 왜 안됐지? 이런 생각보다는 시청률이 좋지 않으면 정말 아무도 기억을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좀 다잡게 됐다. 사실 서른에 접어들면서 일에 대한 사고가 꽤 바뀌기도 했다.
어떤 면에서 변화가 생겼나 .
예전에는 촬영을 하고 모니터를 보면서 물었던 것들이 '어때? 예쁘게 나왔어? 잘 나왔어?" 이런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이제 연기라는 측면이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과거에는 내 이미지가 어땠는지 전전긍긍하는 우매한 행동을 했었다. 지금은 현장에서 주고받는 질문이 많이 달라졌다. 방금 장면 어땠어? 어색하지 않았어? 이런 식으로 바뀌었다.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다. 그러면 시청자들의 반응도 달라졌을 거다.
맞다. 내가 태도를 바꾸니 "유인영, 연기도 좀 발전한 것 같아." 라는 긍정적 반응이 오더라. 10년이나 한 뒤에 알게 됐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지만 하여튼 변했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최근 배우 정우성이 연출하는 단편영화 <킬러 앞에 노인>에 출연 중이다. 선배 배우가 감독인 점이 부담스럽지는 않던가?
아니다. 오히려 배우의 시선에서 연기지도를 해주기도 하니 이해가 훨씬 잘된다. 감독님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더 명확하게 알려는 게 큰 장점인 듯하다.
오늘 촬영에서도 느꼈지만 당신의 몸매 비율은 참 훌륭하다. 171센티미터의 신장에 50킬로그램이라는 몸무게. 많은 여성이 질투할만하다. 아무래도 관리가 중요할 텐데.
내가 운동을 미친 듯 좋아하는 성향은 아니다. 20대 때는 체중 유지가 참 쉬웠다. 슬프게도 서른에 접어들면서 빼려 해도 잘 안 빠지는 부위가 생기긴 하더라. 하하.
일단 나는 운동보다는 음식 조절을 하면서 유지하는 편이다.
먹는 것을 조절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일단 맛있는 음식이 앞에 있으면 기분 좋게 먹는다. 특별하게 관리해야 하는 시기가 아니면 정말 맛나게 먹는다. 사실 '아, 살 빼야 하는데... 생각을 하는 순간, 먹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부작용이 생기는 것 같다. 작품을 앞에 두고 있거나 중요한 일이 있으면 평소보다 양을 많이 줄이는 편이다. 밥 한 공기 먹던 걸 반 공기로 줄이고, 또 저녁 6시 이후부터는 먹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 식단으로 샐러드, 닭가슴살 등을 선택한다.
나는 사실 그런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한 끼를 먹더라도 밥이 좋다. 찌개 종류는 다 좋아하는데, 아무튼 한식이 좋다. 참, 운동을 아예 안 하는 건 아니다. 오해가 있을까 봐. 하하.
최근 수영장에서 촬영한 사진이 포털 사이트에서 화제가 됐다. 수영을 원래 했었나?
아니다. 촬영 때문에 배웠다. 내가 하는 운동은 그런 예가 많다. 스스로 뛰어난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극 중에서 아주 짧은 장면이라도 뭔가 배워야 한다고 판단되면 무조건 배우는 편이다. <기황후>에서는 말을 타야 했다. 3일간 정말 열심히 승마를 배웠다. 결국 말 타고 달리는 장면을 대역 없이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운동신경이 발달한 편인 것 같다.
앞서 말한 수영장면에서 다이빙을 해야 했다. 그래서 다이빙까지 배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을 위해 뭔가 습득하는 과정이 내게 큰 운동이 되는 것 같다. 더욱이 피트니스에서 홀로 하는 운동을 워낙 싫어한다. 심심하고 외로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실내에 하는 운동을 싫어하는 듯하다. 아웃도어 스포츠는 좀 즐기는 편인가?
좋아한다. 겨울에는 스노보드 타는 걸 좋아하고, 여름에는 웨이크보드를 즐긴다. 봄 가을에는 골프를 조금씩 배우고 있다.
올겨울 유난히 바빴다. 스키장에 자주 못 갔을 텐데.
너무 아쉽다. 작년에 보들르 비롯해 모든 스노보드 장비를 장만했는데 올해 단 한 번도 가지 못 했다.
듣고 보니 시쳇말로 '판떼기' 스포츠를 좋아하는 듯하다.
어, 진짜 그러네. (웨이크보드는 일어서는 자세가 어렵다고 들었다.) 하하. 힘을 빼면 된다. 이런 건 남들보다 빨리 적응하고 잘하는 편인 것 같다.
당신의 패션 스타일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몸의 비율이 좋기 때문에 어떤 옷이든 잘 어울리는 듯하다.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은 어떤 것인가?
편안한 옷이 좋다. 촬영할 때는 주로 불편한 옷을 입는다. 꽉 조이는 옷에, 높은 힐. 그러다 보니 평소에는 오히려 청바지와 티셔츠, 플랫슈즈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컬러도 화려한 것보다는 베이식한 블랙, 그레이 계열의 옷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