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주의)
"늦잠 잘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면서 전화는 왜 했을까요?
내가 맛있는 브런치 같이 먹고 싶어서 아침 열 시에 생각나는 얼굴은 아니지 않아요?"
은근히 짓궂은 데가 있어요.
"틈만 있으면 짓궂죠.
워낙 얌전한 척 지내는 시간이 많으니까."
참 솔직하기도 하고.
"아무한테나 솔직하진 않아요, 저도."
내가 그렇게 편하게 사람 대해주는 인간이 아닐 텐데.
"솔직하게 말해줄 것 같은 사람이긴 하거든요. 오늘처럼."
오늘처럼?
"브런치 핑계 대고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
있었어요. 세컨드로 둘 수도 없고 정리할 수도 없는 사람이.
(중략)
그래서, 소라씨하고 결혼 못 합니다.
"오빠 그럴 줄 알았어요."
알았다고?
"그래도 정리할만한 여자였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저보다는 용감하시네요.
근데 어떡하지,, 난 오빠만큼 용기가 없는데.
…그래서 동의 못 해줘요."
소라씨.
"오빠 집안에 그 여자 얘기할 수 없을 테고 아직은. 그렇죠?"
"그럼 내가 동의해줘야 하는데
…그렇게 못해요, 나는."
"오빠 별로라고 이제 와서 말 못 바꿔요, 나는."
충분히 이해해요. 그정도까진 안 바라요, 나도.
약혼 얘기만 철회 해줘요. 창립기념일 오는 거하고.
"그걸 할 수 있다면..
바로 약혼할 생각도 못 했어요."
다른 여잘 사랑하는 사람하고 정략 결혼할 사람이면 날 그렇게 예민하게 관찰하지는 않았겠지.
쇼윈도 부부로 살기 싫다고 했잖아요.
"차라리 여자 있다. 이 여자 내 여자다 확 터트려요."
그럴 수 없어요. 아직 아무 사이도 아니라서.